스스로 집을 짓겠다는 생각은 그 집에서 오래도록 산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자기 가족이 살 집을 스스로 선택해서 짓고 산다는 것은 참 여유있는 일이다 그러나 막상 집을 짓고자 하면, 양옥, 한옥, 목조주택 등 종류의 선택에서 부터 막막해진다. 집을 짓는 사람들이 요즘 트렌드인 웰빙에 어울린답시고 한옥을 선택하는 것을 종종 보는데 자신과 가족이 오래도록(대대로?) 살 집을 배치나 구조를 유행으로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같다. 내부 인테리어는 온갖 유행을 다 따른다 해도 배치나 구조는 보수적인 사고를 권한다. 집이란 것이 자신이 살고싶은 대로 지으면 그만이지 싶지만, 아무리 제대로 잘 지어도 살다보면 집의 방향과 배치에 후회와 미련이 남게 되며 이것은 다시 뜯어 고치기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 집 터와 방향 풍수에서 말하는 배산임수(背山臨水)를 따라 북쪽에 산을 두고 남쪽에 냇물이 흐르는 들판을 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나라에서 그런 자리를 마련한다는 것은 재벌이라 해도 쉽지 않은 노릇이다.
그런 노른 자위는 이미 고조선 시대부터 관청이나 사찰, 서원 향교등이 들어앉아 떡 버티고 있고, 요즘에도 학교등 공공시설들이 찾이하고 있다. 그러니 풍수에서 말하는 좋은 터는 언감생심 꿈일 수 밖에 없으니 그나마 마련한 조촐한 자리를 제대로 활용 하는 수 밖에 없다. 풍수는 장풍득수(藏風得水-바람을 보듬고 물을 얻을 수 있는 곳)를 어원으로 하고 있다. 바람은 하늘을 기반으로 하고 물은 땅을 기반으로 하는데, 바람은 태양이 대지를 달구어 만들어낸 공기의 흐름이다. 춥고 건조한 겨울과 습하고 무더운 여름이 있는 이 땅은 바람의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 바람이 많은 곳은 겨울에 더 혹독한 체감온도를 느끼게 하며 따라서 불을 자주 필요로 하게 하고 주변을 건조하게 해서 화제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게 한다. 또한 바람이 없는 곳은 습한 여름에 부폐를 촉진시켜서 목구조인 한옥의 내구성을 심각히 떨어뜨리고 미생물과 벌레등이 번창해서 보건 위생에 감당못할 화를 부르게 된다. 물이 중요했던 것은 사회기반이 농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에야 저수와 지하수를 활용으로 그렇게 절실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전원생할을 전제로 집을 짓지는 않는다하더라도, 텃밭에 푸성귀 정도만 길러 먹는 사소한 것에서도 득수(得水 )는 중요하다. 가뭄때 열무는 아무리 물을 자주 주어도 이빨사이에 낄만큼 질겨서 먹는 즐거움 뒤에 짜증을 남긴다. 따라서 배산임수(背山臨水)는 산으로 바람을 적당하게 조절하여 온화함을 유지하는 터전이고 풍족한 먹거리를 조달할 수 있는 생산성이 보장되는 물이 충분히 있는 곳을 말한다. 배산임수에 남향이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런 터는 별따기이므로 조촐히 마련한 터는 매번 배산임수와 남향 사이에서 괴리가 생긴다.
이 때에 남향보다 배산임수를 우선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추위와 건조는 인위적인 조작으로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했지만 더위와 습기는 인위적인 조작이 어려웠었기 때문일 것이다. 추위는 불로 해결 할 수 있고 건조는 오히려 보건 위생에 습기보다 추천된다. 하지만 더위는 과거엔 도저히 어찌할 도리가 없었고, 습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열기가 필요로 하는데, 폭염에 열기를 더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서쪽의 배산이 있어 겨울 찬 북풍을 막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나마 배산은 여름에 효과적인 냉방효과를 준다. 배산의 숲은 여름에 시원한 공기의 공급처가 되는데, 달궈진 마당의 공기가 상승하면 그 공기를 채우기 위해 배산 숲의 시원한 공기는 대청 뒷문으로 들어와 마당을 채우는 공기 순환이 이뤄진다. 하지만, 요즘 한옥 살림집은 거실이 대청을 대신하고 있으니 효과를 기대하기는?
옛 어른들이 터 잡는 방법에 서설이 내리고, 그 눈이 가장 먼저 녹는 양지바른 곳을 추천한다.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방법임에 틀림없으나 그곳은 겨울에는 적합한 곳이다. 그곳이 겨울에도 여름에도 최적의 환경이 되는 경우는 요행일 뿐이다.
그곳은 하절기에 많은 열을 축적해 둔 땅이란 것이며 때문에 여름엔 더위에 많이 노출될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 눈이 빨리 녹는 곳은 바람이 적은 곳일 확률이 많으며, 그곳은 여름에도 똑같이 바람이 적은 곳일 확률이 높다. 따라서 궂이 고전적인 방법에 따르겠다면 겨울엔 눈이 빨리녹는 양지바른 곳이면서 장마 지난 후 어느 소나기 내린 뒤에 가장 먼저 물기 마르는 곳을 추천한다. 이곳은 물빠짐이 잘 되면서도 습하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음택의 터를 잡는다면 눈 가장 먼저 녹는 양지바른 곳만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옛 어른들이 터를 잡은 후 집의 방향을 잡는 방법이 있는데 추천할 만하다. 이 방법은 남향이 가능한 터를 전제로 한 것이다. 동지(冬至) 때 터 잡은 곳에 작대기를 세워 해 뜰 때 작대기 그림자 맨 끝과 해 질 때 그림자 맨끝을 이어서 그 연장선이 집의 횡축이 되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그 터의 지세마다 일출 일몰이 제각각인 것을 고려해 최장의 일조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고안된 방법으로 생각된다. 하지(夏至) 때 일출 일몰로 하지 않는 것은 동지와 하지때 해뜨고 지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옛 어른들이 피하는 조망권이 있는데, 몇가지를 열거해본다. 정면에 봉우리가 보이는 것을 피한다. 정면에 횡으로 지나는 물길을 피한다. 정면 한가운데 종으로 흐르는 물길도 피한다. 집앞에 언덕이 있어 그 뒤로 하늘만 보이는 곳을 피한다. 위에 열거한 것들은 서로 상충되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터를 얻기란 쉽지 않다. 또한 소유한 토지에 대충 맞춰서 지으면 되는 것이지, 조건에 맞는 땅을 구태여 구입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포기해야 하는지를 종잡을 수가 없는데. 우선 배산임수를 고려하고 그 다음에 집의 방향을 잡고, 그리고도 여유가 있다면 조망권까지 챙길 수 있을 것이다. ◈ 배치 터를 잡고 방향을 정하고 나면 평면 배치를 어떻게 해야하는 것이다. 안방, 건넌방 등 침실과 욕실, 대청(거실), 부엌 과 현관이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를 고려하는데, 옛부터 동쪽에 위치한 방은 가장과 아들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동쪽은 햇볕이 일찍드는 곳이므로 기상시간을 빨리 하라는 의도인듯 싶다. 언제부터인지 부엌은 뜨거운 석양이 미치는 서쪽을 피하라고 하는데, 삼칸 집이면 서쪽이 부엌이 될 수 밖에 없으며, 네칸 집이면 중앙 두칸 중 서쪽이고, 다섯 칸이어도 부엌은 중앙에서 서쪽에 있는 것이 주류인 것을 보면 서쪽 부엌 기피는 서구영향이 아닐런지? 요즘 한옥을 지으면서 옛 배치를 따르는 것은 불편하기 때문인지 그런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다. 어칸을 대청이라기보다는 거실이라는 개념에 적합토록 꾸미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따라서 배치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여기 까지는 독채만을 고려한 것이고, 문간채나 건넌채가 있을 때에는 또 다른 고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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