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한 꼬마 신랑"
어느 고을 노부부가 늦게 본 아들이라
어린놈을 일찍
장가를 보냈는데,
며느리는 나이가
많은지라 서방이 서방노릇을
제대로
못하는데 항상
불만에 차 있었다.
하루는 시부모님이
마을 일로 모두 나가자,
부엌문을 열었다
닫았다하는 남편을 보며
며느리는 불만을
쏘아 붙였다.
어린 서방은 제
아내에게,
“아이 배고프다.
저녁밥이나 빨리 지어주라.”
“저녁이면 뭘 해?
배고프면 자기가 지어먹지.”
말이 이렇게 나오자
아무리 어린 남편이지만 남편인데,
화가 치밀어 급기야
발길로 아내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야, 이년아!
서방보고 말대꾸야?”
그렇지 않아도
불만인데 이렇게 되자 아내는 열통이 터져,
“뭐라고,
서방노릇도 못하는 주제에 발로 차기까지.”
힘으로는 열 배라도
더 세게 내지만 참고 있던 그녀는
홧김에 그만 남편을
번쩍 들어 지붕위로 내동댕이쳐 버렸다.
꼬마신랑은 지붕위에
던져졌고,
뒤이어
시부모가 들어왔다.
그들 부부는
다같이 난처하게 됐다.
남자의 체면도
문제지만 아내의 입장도 생각해야 될 어린신랑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여보, 큰
호박을 딸까, 작은
호박으로 딸까?”
지붕에 호박을 따려
신랑이 올라간 것처럼 말해
아내의 위기를
구하고 입장을 세워주었다.
신랑은 그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 후 아내는 그
일이 발설 될까,
평생 남편에게 고분고분 대하고 잘
따라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