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명당은 바다나 강과 같이 큰물이 있는 곳에서는 형성되지 않고 개천이나 논두렁, 밭고랑처럼 작은 물이 있는 곳에서 형성된다고 말한다. 이는 지기 중심의 묏자리 풍수이론일 뿐 수기(水氣)의 개념에서 보면 틀린 말이다. 인류의 역사는 물과 더불어 발전해 왔다. 최초의 인류문명이 모두 큰 강에서 발생했다. 나일 강의 이집트문명,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을 끼고 있는 메소포타미아문명, 갠지스 강과 인더스 강 유역의 인도문명, 그리고 황허 강의 중국문명 등이다. 4대 문명의 공통점은 모두 강을 필요조건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의 4대 문명 발상지뿐 아니라 세계의 주요 경제 부자도시도 모두 큰 강과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물이 길고 깊고 맑은 곳에는 사람이 모여 화목하고 풍요롭게 생활하며, 물이 흩어지는 곳은 사람을 떠나게 만들고 생활도 궁핍하게 만든다. 이처럼 물은 사람을 모이게도 하고 떠나게도 할 수 있다. 물은 재록을 맡아 큰 물가에 부유한 집과 유명한 마을이 많다. 물이 크면 교통도 유리하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을 뜻한다. 물의 기운을 재물과 연결 짓는 것은 인간사회에서 부의 가치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기의 근원지는 대양이다. 바다에서 발생된 수기는 항구와 강 하구를 지나 강을 따라 부(富)의 기를 나른다.
현대적 의미에서 수기는 도로, 철도, 교통기관, 인도, 보도, 골목길, 계단,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정보, 돈, 사람, 물자, 자동차, 배, 기차 등 움직이며 흐르는 것과 매연, 냄새, 소음, 진동, 분진, 교통사고의 위협과 위험, 향기와 냄새, 습도, 기온, 음악 등을 말한다. 특히 매연, 냄새, 소음, 진동, 분진, 교통사고의 위협과 위험은 수기 중 흉기에 속한다.
비즈니스 풍수에서 수기란 인간의 삶과 부에 영향을 주는 흐름 자체를 의미하며 도시와 상권을 형성하고 인간의 삶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취급한다.
풍수에도 만유인력 법칙 적용돼
수기의 영향에 따른 예를 들어보자.
2005년 12월12일, 경남 통영과 진주를 잇는 고속도로 47.9km 구간이 개통됐다. 이 고속도로(현대적 의미의 수기)가 개통됨으로써 통영·거제 지역에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지기의 영향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개통 1년 전과 비교해 관광객이 15%나 증가했으며 물류비용도 580억원가량 절약돼 통영·거제 지역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이 사례는 새로운 수기의 개통, 즉 기를 통하게 해 득을 본 경우다.
이와 달리 경남 밀양시는 1989년 읍에서 시로 승격되고, 2004년 4월1일 KTX(수기) 개통과 2006년 1월25일 신대구부산고속도로(수기) 개통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KTX와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인해 오히려 인근 부산과 대구로 소비인구가 빠져 나가 지역경제는 침체 상태다.
풍수에서도 자연법인 만유인력법칙이 적용된다.
즉, 큰 기는 작은 기를 끌어 당겨 결국 작은 기를 흡수해 버린다. 밀양시의 사례와 같이 큰 기를 가진 부산과 대구가 작은 기를 가진 밀양의 기를, 새로운 수기가 개통됨으로써 그 수기를 통해 인구와 돈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를 일명 ‘빨대효과'라 한다. 즉, 새로운 수기의 개통이 밀양시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기는 항상 흐르게 하라’는 말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현대적 의미의 수기로 본다면 서울의 한강은 기가 막혀 버린 죽은 강이다. 한강 하구가 휴전선으로 막혀 바다로부터 한강까지 배(수기)나 물자(수기)들이 자유자제로 통행할 수 없다.
한강 용산화물터미널에서 컨테이너 100개를 실은 배가 한강 하구를 지나 부산까지 간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 100대가 일시에 경부고속도로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다. 그리고 세계 초호화 크루저 여객선이 잠실 선착장까지 직접 온다고 가정해 보자. 그 크루저 여객선(현대적 의미의 수기)으로 인한 경제적 부는 얼마나 될까?
남북 간의 교류협력 사업으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도 좋지만 먼저 해야 하는 것은 한강 하구를 개통해 막힌 기를 통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인 측면의 효과는 차치하더라도 막혀 죽어 있는 한강을 살려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일이다.
풍수 7대 원칙 잘 활용해야
강에는 언제나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물 위에는 언제나 배가 다닐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강은 갈수기와 홍수기의 차이가 심하다. 홍수기에는 그 비싼 강물을 그대로 흘려 보내버리고 갈수기에는 강이라기보다는 웅덩이에 불과하게 된다. 우리나라 강은 로또에 당첨된 사람으로 비유할 수 있다. 로또에 당첨된 사람은 그 많은 돈을 마치 물 쓰듯이 아무렇게나 다 써버리고 관리를 잘못해 결국에는 가정도 파탄나고 개인경제도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통계가 많다. 아무리 많은 돈이 쏟아진다고 해도 관리를 못하면 쪽박을 찬다. 물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 풍수에서는 수기를 지기보다 더 중점적으로 다뤄야하며, 특히 오늘날에는 현대적 의미의 수기를 더 잘 파악해 이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기업을 둘러싼 현대적 의미의 수기들을 필자가 정리해 제안한 비즈니스 풍수 7대 원칙으로 점검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풍수를 이용하는 지혜이며 방법이다. 수기이론으로 보면 일반 가정집이나 사무실에서 화장실문과 변기뚜껑은 반드시 닫아 놓아야 한다. 화장실은 수기의 출구이므로 열어 놓으면 재물이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풍수 7대 원칙
1. 기를 흐르게 하라. 2. 흐르는 기를 잠시 머물게 하라. 3. 기를 한 곳에 모이게 하라. 4. 생기는 취하고 흉기는 막아라. 5. 회전을 좋게 하라. 6.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라. 7. 자연법을 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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