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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모두가 내 잘못이오(皆吾之過也)

발란스건강 2017. 8. 2. 10:26



고금소총 20

 

모두가 내 잘못이오

(皆吾之過也)

한 부인이 있어 글을

잘 알지는 못하나

들으면 꼭 써먹어 보고야

마는데.

어느날 아들이,

"오늘밤 몇몇 친구가 모이게

되어 있어 그냥 보내기 뭣하니

간단한 술상을 차려 주십시오"

하고 아뢴다.

 .

어머니는 부탁대로

술상을 내놓고

창밖에서 우연히 아들 친구들의

취중 담화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 딸도 같이

듣는데서 아들에게 물었다.

"어제밤 창 밖에서 너희들의 문자

쓰는 것을 들은즉 모두 유식하여

가히 들을만 한데,

 

다만 용두질(龍到質),

비력질(臂力質),

요분질(搖奔質) 등에

이르러서는

그 문자와 뜻을알 수가

없던데, 그것들은

어디에다 쓰는 말들이냐 ?"

 .

대체로 용두질이라 함은

수음(手淫)을 말하며,

비력질이라 함은

남자끼리의 교합을 말함이요,

 .

요분질이라 함은

남녀가 교접시 여자가 몸을

움직임을 이르는 말인지라,

 .

아들이 기가 막혀

대답할 말이 없어

거짓으로 꾸며 말했다.,



"용두질, 비력질은 친구들 간에

담배를 피우거나

노름을 할 때 쓰는 말이며,

요분질은

바느질을 이를 때 쓰는

말입니다"

 .

그 어머니는

그런 줄만 알고 있던 중,

딸이 출가한 후

사위와 함께 인사차 찾아 왔다.

어머니는 상을 잘 차려

대접하고 나서 사위에게

말했다.

 .

"사랑방에 나가

처남과 더불어 용두질,

비력질을 하면서

종일 잘 놀다 가게나." .

그러자 딸이 나서며 말했다.

.

"그러면 그 사이에 비록 이렇다

할 솜씨는 없으나 어머니 대신

요분질만은 제가 해드리니요"

신랑이 들은즉 해괴망측 한지라

묵묵히 있다가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를 쫓아내 버렸다.

딸이 왜 쫓겨 왔는지

그 연고를 알 수 없던 차

아들이 짚이는 데가 있어

어머니에게,

 .

"어제 매부가 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요 ?"

하고 여쭌즉,

.

"이러이러 했을 뿐 다른 말은

없었느니라." 한다.

 .

아들이 들은즉

참으로 낭패스럽게

되었거늘 매부를 찾아가 말했다.

.

"이번 일은 여차 여차 한즉

모두 나의 과실이니 부디

마음에 두지 마시게나".

 .

이를 들은 매부는 크게 웃으며

곧 가마를 보내어

아내를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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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름다운황혼열차(黃昏列車)
글쓴이 : 문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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