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영감 속히 물러가시오◈
. 한 산골에 부부가 살았는데, 금슬이 매우 좋아서 늘 한방에 기거하며 평생을 해로했다. . 그러나 세월이 흘러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니, 홀로 남은 노파는 통곡을 하면서 매우 슬퍼했다.
남편의 장례를 끝낸 뒤에도 노파는 계속 애통해 하면서, "여보 영감! 날 좀 속히 데려가 주시오. 속히 데려가오!"해가며 습관처럼 우는 것이었다. . 이렇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계속 울고 있으니, 이웃 사람들이 매우 싫어했다. 그리고는 서로 의논하여 정말 슬퍼서 우는지 한번 시험해 보기로 했다. . 곧 이 노파의 집과 이웃해 사는 한 청년이 그 일을 자청하고 나섰다.어느 날 저녁때는 구름이 많이 끼어 음침하고 보슬비까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아 때 젊은이는,'오늘밤이야말로 노파를 시험해 보기에 매우 적당한 때로다.' 라고 생각하면서, . 몸에 우장을 입고 양손에는 절구공이를 쥔 채 집을 나섰다. 그리고 노파의 집 지붕에 사다리를 걸쳐 놓고 올라갔다. . 이 날 밤 역시 노파는 남편을 부르며 자신을데려가 달라고 울고 있었다. 곧 젊은이는 지붕 위에서 양손에 쥐고 있던 절구공이를 서로 부딪쳐 소리를 내면서 크게 외쳤다. . "할멈! 할멈! 내 이제 때가 되어서 데려가려고 왔으니, 속히 나와 함께 가도록 합시다. 어서 빨리 방에서 나와 나를 따르시오!" . 그렇게 여러 번 소리를 치자, 그 말을 들은 노파는 갑자기 울음을 멈추고 크게 놀라면서 손뼉을 탁탁 치며 말했다. "여보 영감! 어서 물러가요!
저리 물러가라 고요! 그리고 다신 오지 마세요!" 이렇게 소리치면서 두려워 몸을 떨며 이리저리 오락가락했다. . 그리고는 숯을 잘게 부숴 오줌에 섞은 뒤 사립문을 열고 냅다 뿌린 다음, 발을 구르며 역시 소리를 치는 것이었다. . "영감! 물러가시오! 속히 물러가시오. 들어오지 마시오!" . 이런 일이 있고부터 노파는 두 번 다시 울면서 영감을 불러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하지 않았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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