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화장실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대변은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요긴한 수단이다. 그런데 대변의 형태, 색깔, 냄새뿐 아니라 대변을 보는 습관을 통해서도 현재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다. 위장병전문의들이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을 통해 대변보는 습관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했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웨일 코넬 의과대학 펠리체 스크놀-서스만 의학박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변을 보는 횟수는 하루 1~2회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보다 자주 화장실에 간다. 배탈 등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변 보는 횟수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서스만 박사는 “정해진 대변 횟수는 없다”며 “각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하루에 한 번씩 가던 사람이 갑자기 3~4번 이상 간다면 어떨까. 식이섬유 섭취량이 늘어나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어난 거라면 좋은 징조로 풀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염병 때문에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었을 수도 있으므로 상태를 살핀 뒤 호전되지 않는다면 병원에 가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이 있다면 소화기관이 건강한 편이다. 하지만 이처럼 규칙적으로 변을 보지 않는다고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저녁식사를 가장 무겁게 하기 때문에 일어나자마자 배변감을 느낀다. 하지만 엎드려 잔다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은 자는 동안 창자가 부분적으로 차단돼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압박감을 못 느낀다. 창자 통로가 원활하게 열리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시점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식사 후 곧바로?= 식사를 한 다음 곧바로 화장실에 직행한다고 해서 소화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무언가를 먹고 난 뒤 즉각적으로 배변감을 느끼는 건 보통 아기들에게 일어나는 반사적인 반응이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성인이 돼서도 이 같은 반사작용이 남아있다.
이상적인 배변습관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식사 후 화장실에 갈 수 있는 환경적 조건이 갖춰져 있다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단 변이 묽고 냄새가 나쁘다면 몸이 지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는 의미일 수 있으므로 병원 검사가 필요하다.
◆커피를 마시면?= 커피에 든 카페인은 변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커피를 마시면 배변활동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내장의 수축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직장으로 변을 밀어내는 힘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생리 때마다?= 다수의 여성들이 월경을 할 때 설사증상이 나타나는 경험을 한다. 이는 호르몬 변화와 연관이 있다. 이 시기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자궁근육을 수축시키는데 이런 작용이 내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내장 수축이 활성화되면서 평소보다 배변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이다.
◆휴가 때마다 변비?= 여행을 떠난다거나 장거리 출장을 갈 때마다 변비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자의 40%가 변비에 시달린다는 보고도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장시간 비행이 원인일 수 있다. 오랜 시간 가만히 앉아있으면 결장이 건조해져 변비에 걸리기 쉽다.
여행하는 동안 수분 섭취량이 줄어들고 땀 등으로 배출되는 수분량은 늘어나는 것도 변비를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먹는 것도 변 상태가 달라지는 이유다. 여행 기간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