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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신부가 가르친 남산 노래

발란스건강 2016. 12. 3. 09:52

 

신부가 가르친 남산 노래



어떤 마을에 매우 영리한 처녀가 있었는데
혼인을 하게 되어 혼례식을 올렸다.

신부가 첫날밤에 신랑을 보니 너무 어리석어 보여,
내일 여러 사람들과 놀 때에 실수를 할 것 같아
잔뜩 걱정이 되어서 물었다.

"서방님! 내일 많은 손님들이 모여
새신랑에게 노래를 하라고 할 텐데,
아는 노래가 많이 있습니까?"



이 물음에 신랑은 아는 노래가 하나도 없고,
또 노래에는 전혀 취미가 없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신부는 노래를 한 가지 가르쳐 줄 테니
따라 하라고 했다.

곧 신부가 먼저 목청을 가다듬어 작은 소리로
`남산~에' 하고 부르니,
신랑도 큰소리로 역시 `남산~에' 하고 따라 불렀다.

이 때 신랑이 너무 크게 소리를 내므로,
신부는 남들이 들을까걱정되어 소리를 작게 하라는 뜻으로,

"시끄럽다[擾亂哉]."하고 손짓을 하면서 말했다.

그러자 신랑 역시 큰소리로 `시끄럽다' 하고 그 말도 따라 했다.


이에 당황한 신부는 엉겁결에 좀 크게 소리를 질렀다.

"건넛방에 들리겠다."

이에 신랑은 더 큰소리로 `건넛방에 들리겠다'라고
또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었다.



신랑의 이런 모습을 본 신부는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서,
더 이상 신랑을 상대할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신부는,

"정말 개X끼로다!"라고 중얼거리듯 욕을 하고는
돌아누워 입을 다물었다.

이튼날, 손님들이 모여 놀면서
새신랑에게 노래를 하라고 졸랐다.

신랑이 잘 못한다고 사양하다가 마침내 목청을 가다듬어,

`남산~에' 하고 어젯밤 신부에게서 배운 첫 부분을 불렀다.


 

 


이에 손님들이 모두 잘한다고 손뼉을 치니,
신랑은 이어 `시끄럽다' 하고 외쳤다.

그러자 손님들이 모두 조용히 하니,
이번에는 신랑이 신이 나서 큰소리로 외쳤다.

"건넛방에 들리겠다."

이 때 장인이 건넛방에 있다가 이 소리를 듣고는,

"응 그래, 이 사람아! 내 잘 듣고 있으니 계속 해보게나."
하고 웃었다.

장인의 말을 받아 신랑은 더 큰소리로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다.



 


"정~말~ 개X끼로~구~나."


모여 있던 손님들은 박장대소를 했고,
장인은 하늘만 쳐다보며 아무 말이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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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름다운황혼열차(黃昏列車)
글쓴이 : 설죽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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