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성의학자 강동우·백혜경이 들려주는 부부의 속궁합 딱딱 맞추는법
한눈에도 다정함이 느껴지는 강동우·백혜경 씨 부부. 두 사람은 우리나라 최초의 부부 성의학자다. 부부가 합심하여 우리나라 부부들의 성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니 왠지 더 신뢰가 가고 기대가 생긴다. 부부 성의학 전문의 강동우·백혜경 씨가 부부끼리 추운 밤을 뜨겁게 녹일 방법을 알려주었다.
강동우(39)·백혜경(37) 부부는 부부성의학자다. 각각 서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함께 성의학 클리닉·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각종 일간지와 잡지에 성 칼럼을 연재하며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성의학 전문의 강동우·백혜경 씨 부부를 만났다. “부부가 함께 성 전문가이다 보니 저희 부부는 그런 면에서 완벽하리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도 여느 부부와 같습니다. 다만,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해결하면 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있을 뿐이죠.” 호탕한 웃음과 경상도 사투리가 편안한 강동우 씨가 말한다.
사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선후배로 만나 결혼한 후 삼성의료원 정신과 전문의로 근무하던 두 사람이 2003년,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성의학을 공부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었다.
정신과 치료를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더라는 것. 성은 비뇨기과나 산부인과는 물론 신경정신과 등 여러 분야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데, 당시까지만 해도 비뇨기과나 산부인과 등에서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을 뿐이었다. 성에 관련된 모든 분야를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없었던 것이다. 새로운 분야 개척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강동우 씨도 여러 가지 환경 변화와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6개월 정도 성기능 장애를 가진 적이 있었다. 이러한 사적인 동기까지 작용해 부부는 ‘성의학을 제대로 배우자, 그러려면 세계에서 성문제에서는 가장 권위 있다는 킨제이 성 연구소에서 배우자’ 하고 미국행을 결심했던 것이다. 강동우·백혜경 씨는 미국에서 킨제이 성 연구소는 물론 보스턴, 하버드 의대에서 정신과와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 성관련 분야를 두루 연수하고 2년 전 돌아와 통합적인 성의학 클리닉 연구소를 운영하게 되었다.
누리려면 잊어라! 성에 관한 오해 “미국으로 성치료를 배우겠다고 유학을 갈 당시엔 주변 사람들이 다 저희를 만류했어요.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며, 우리나라에서 그런 것이 될 리가 없다며 반대했죠. 그래도 저희는 돌아와 보니 그 몇 년 사이에 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어요. 막 클리닉을 열었을 때와 비교해보면 지금은 또 많이 변했죠. 이제는 각종 케이블 채널에서 성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드러내놓고 하는 프로그램도 많아졌고, 사회 분위기도 많이 개방된 것 같아요. 지난 번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섹스리스 문제를 다루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을 크게 모았었죠. 인터넷 발달로 성에 대한 지식과 정보도 많이 늘었고, 자신의 문제를 오픈해서 상담하고 이야기하는 분위기도 만들어졌어요. 물론 너무 선정적인 면은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긍정적인 면도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강동우 씨는 그러나 성감을 좋게 하겠다고 질 입구의 크기를 줄이는 수술이나, 남성의 성기를 확대하고
보형물까지 넣는 등의 의학적 근거가 희박한 수술이 아직도 횡행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 모두 한국 사람들이 성에 관해 갖는 ‘크기’에 대한 미신과 같은 오해 때문이라고 했다. “아내와 관계를 가질 때 질이 헐거워서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는 남편들이 있습니다.
여성들이 성경험이 많아서, 혹은 출산으로 질 근육이 헐렁해졌다는 것이죠. 하지만 질은 근육으로 둘러싸인 기능성 공간으로 크기란 개념이 애초에 없어요. 여성의 질처럼 괄약근으로 둘러싸인 항문이 대변을 많이 본다고 늘어나지는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 한 가지, 남성들이 가진 성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오해는 여성들이 무조건 (섹스를)오래만 하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남성들은 술자리에서 자신이 발기를 얼마나 오래할 수 있는지를 자랑할 정도로 ‘오래 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고 한다. 그러나 발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사정을 하지 못하는 것은 지루라고 하는 일종의 병이라고 한다. 성행위를 너무 오래할 경우 여성들도 쾌감이 아닌 통증을 느끼게 된다고. 통계적으로 보통 남성들의 섹스 시간은 5~10분 정도라고 한다. 백혜경 씨는 여성들이 잘못 알고 있어 성의 즐거움을 반감시키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부부가 생활하다 보면 피곤하기도 해서 부부관계가 점점 수동적이 될 때가 있어요.
특히 여성은 남편이 피곤하다고 하는데도 무조건 수동적으로 남편의 리드를 기다리죠. 설사 아내가 욕구를 느낀다고 해도 남편이 밝힌다고 할까봐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남자들도 어떤 날은 여성들이 먼저 표현하기를 바란답니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판타지도 있고요.” 백씨는 진료실에서 자신들이 불감증이라고 호소하는 여성들을 많이 만난다고 한다.
그러나 일단 진료를 해보면 오히려 남편이 서툴러서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반대로 ‘남편이 능력이 없어서 나를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하는 여성들 중에는 출산 중 회음부절개술 때문에 상처를 입거나 질 근육에 손상을 입어서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 이들은 질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해결방법이다. “성적인 만족을 느끼는 것은 부부의 성기가 작냐 크냐의 문제보다는 부부가 서로 얼마나
충분한 자극을 통해 준비가 되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남성이 흥분해야 혈류량이 많아져 발기가 되는데, 충분히 흥분하지 않으면 단단하게 발기되지 않아 적절한 충만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한편 여성도 전희로 충분히 흥분해야 질 근육이 평소보다 큰 탄력성을 갖게 되고, 질을 둘러싼 ‘전정’이라는 혈관 주머니가 부풀어 올라 남성이 느끼는 성감도 증가합니다. 혈압을 잴 때 팔에 두르는 에어백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크기를 탓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상대를 제대로 흥분시킬 수 있을까 노력하는 것이 나와 배우자를 위해 좋은 일입니다.”
부부간의 섹스는 ‘이인삼각경기’ 강동우·백혜경 씨는 부부간의 섹스란 팀워크의 개념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이인삼각경기’라는 것이다. 사랑을 나누는 것이 즐겁지 않다면 누구 한 사람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 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네 문제는 곧 내 문제’라고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병원에는 여성들이 먼저 와서 상담을 하고 남편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성들은 ‘자신에게는 문제가 있을 리 없다’며 화를 내거나 버티는 경우도 많지만, 여성들이 ‘정말 힘들다. 한번만 도와달라’고 부탁하면 마지못한 척 오죠. 어떤 때는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사람이 부모의 소원이라며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커플치료 전문가이기도 한 백혜경 씨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줬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
이후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성에 관한 치료율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이혼을 하면 상당한 재산을 줘야 하고, 잘못 이혼하면 남성이 알거지가 되기도 하는 상황은 남편들에게 아내를 무서워하도록 했다고 한다. 즉, 이전까지는 부부 사이에 성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남성들이 배짱을 부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이혼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노력을 한다고. 두 사람 모두 신경정신과 출신이기 때문이어서 그럴까. 강동우·백혜경 씨는 부부 치료를 할 때, 심리적인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스텐버그라는 유명한 학자가 말했단다. 부부는 친밀감과 헌신과 열정으로 뭉쳐져 있어야 한다고. 열정을 성적인 면이라고 볼 때, 나머지 두 가지도 함께 있어야 부부의 사랑은 완성되는 것이다. “여성들의 외도와 남성들의 외도가 다른 까닭을 아세요? 학문적으로 말하자면, 남성들은 외도할 때
성적인 몰입을 하지만 여성들은 친밀감 몰입을 한다고 해요. 다시 말하자면, 남성들은 성적인 욕구 때문에 ‘바람을 피우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이미 부부간에 어떤 문제가 생겨서 외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여성의 외도가 이혼으로 더 많이 이어지는 것도 이런 까닭일 거예요. 달리 말하면, 여성들은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이 성적인 문제로 이어질 때가 많아요. 그래서 심리적인 치료가 무척 중요하죠.” 백혜경 씨는 그래서 부부간에 성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면 일단 다이어트부터 하고 성기를 줄이거나
확대하는 수술부터 하는 세태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한다. 외적인 것만 중시하는 문화, 무엇이든 한번에 간단히 해결하려는 문화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고. “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단 ‘부부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부부간의 대화가 필수죠.
대화라고 해서 남북대화 하듯이 테이블을 사이에 놓고 마주 앉아 있으라는 게 아니에요. 두 사람이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는 것으로 충분해요. 생전 말도 잘 안하던 사람들이 마주앉으면 싸움 밖에 안하죠. 그저 무얼 하든 하루 30분씩, TV 끄고 아이들도 시부모도 없이, 둘만 함께 있으려고 해보세요. 안방 침대에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 주고받다 보면 언젠가 성에 관한 이야기도 하게 되어 있고, 서로 만지게도 되어 있어요.”
성의 무궁무진한 다양성을 누리자 강동우·백혜경 씨는 우리나라 부부가 함께 살아가면서 일주일에 한번도 잠자리를 갖지 않는, 즉 섹스리스 부부가 되는 주요 원인으로 성의 다양성이 없다는 것을 들었다. “어느 30대 후반의 주부가 병원을 찾아와 하소연을 하시더라고요. 남편이 결혼하고 지금까지 귀에 뜨거운 바람만 부는데 지겨워 죽겠다는 거예요. 물론 좋을 때도 있었지만 평생 그러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거죠. 우리나라 남성들은 어디선가 주워들은 잘못된 상식으로 ‘여성들은 귀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으면 뿅간다더라’ 하는 것이 있어요. 남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부부들은 너무 똑같은 패턴의 섹스만을 고집해요. 입술-젖가슴-삽입을 철칙처럼 지키죠. 모든 남성들이 입술 좀 비비다가 젖가슴 좀 만지다가 바로 삽입을 한다는 거예요. 만날 그러면 질리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성의 다양성을 즐겨야 해요.” 강동우 씨는 ‘성의 다양성’이 ‘파트너의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체위의 다양성’만을 떠올리는 진부함도 넘어서라고 했다. 부부끼리 여유와 열정을 가지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모험정신을 가지라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변화를 줄 것은 무궁무진하죠. 오늘은 가슴과 허벅지를 애무했다면, 내일은 귀와 허리를 자극하는 등, 자극하는 성감대를 달리할 수도 있고, 자극하는 방법을 달리할 수도 있고, 환경에 변화를 줄 수도 있죠. 요즘 시내에 얼마나 멋지고 좋은 모텔들이 많아요. 한번쯤 집 밖에서 만나 근사한 저녁과 와인을 한잔한 후 모텔을 가보는 거예요. 부부만의 여행을 떠나도 좋고요. 섹스를 밤에만 하란 법 있나요? 아침 섹스, 한낮 섹스를 할 수도 있겠죠.” 부부가 진정 성을 즐기려면 성적 완벽주의 또한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매번 잠자리를 할 때마다
오르가슴을 느끼게 하려고 애쓰다 보면 오히려 잠자리가 부담스러워져 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날은 진한 애무만으로 애타게 할 수도 있고, 어떤 날은 길고 긴 밤을 보내기도 해보라는 것.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부부들이 서로의 성감대를 찾는 요령을 살짝 귀띔해주었다.
“어떤 분은 성감대를 다양하게 찾아보라니까 무척 어려워하는데, 기본만 알고 있으면 쉽습니다. 사람은 몸의 말단, 구멍이나 오목한 곳, 접힌 곳이나 관절의 감각이 특히 예민해요. 그런 부분들을 공략하다 보면 찾을 수가 있죠. 무엇보다 서로를 배려하는 에티켓을 가지고 상대방이 어떤 것을 좋아할까 생각하다 보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꼭 해보세요! 부부의 뜨거운 밤을 되돌려주는 성초점 훈련법 부부가 서로의 성기를 그려본다 오래 산 부부라도 배우자의 성기를 자세히 들여다본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여성들은 자신의 성기가 흉측하게 생겼다고 생각해서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럴수록 이러한 훈련을 한번 해보자. 배우자의 성기를 자세히 그려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성에 대한 긴장을 풀어줄 뿐 아니라 배우자가 정성껏 그려준 그림을 보면서 성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다.
배우자의 성감대를 그림에 표시해본다 일단 종이에 여성은 남성 전신 실루엣을, 남성은 여성 전신 실루엣을 그린다. 그런 다음 배우자의 몸 여기저기를 터치하여 기분이 좋다고 하는 부분을 표시한다. 이 훈련은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반복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 표시를 한 날짜에 따라 색깔을 달리해 표시하기도 하고, 터치하는 방법을 달리해 표시를 해 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늘은 쓰다듬는 방법으로 터치를 했다면, 다음날은 문지르기도 하고, 어떤 날은 붓으로 자극해보기도 하고 핥기도 하는 등의 방법을 쓰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방의 성감대를 하나하나 발견할 뿐 아니라 애무의 방법을 개발하게 되고, 같은 사람이라도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성감대가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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