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정말 빠릅니다.
이 세상에서 무엇이 무섭냐고 물어보면
불의 위력을 본 사람은
"불아야" 할 것이고
장마 난리를 겪은 사람은
"물이야" 할 것이고
산 짐승의 포호를 들은 사람은
"호랑이야" 대답하겠지만,
이 세상에서
세월보다 더 빠르고 매몰차고 무서운 것은
없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모습을
어제와 오늘 내일을 거울에 비추어 보면
늘 똑 같은 그 모습일 뿐
변했다는 차이를 느끼지 못하지만,
1월에 찍은 사진과
12월에 찍은 사진,
중학교때 찍은 사진과
고등학교때 찍은 사진을
비교해 보면
많이 변해 있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특히 연령대가 많을수록
빠르게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실감할 것입니다.
물이나 불은
형체가 있고 징조가 있어 내가 조심하면
그 위험에서 피할 수 있겠지만,
세월을
이길 수 있는 장사는 없기에
두렵기 마련입니다.
세월은 모든 것을 탄생시키고,
성장해가고, 전성기를 맏게하고
시들게 하고,
다시 본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인생 고희 풀잎이슬,
번개불,
물거품,
그림자,
한바탕 꿈이라고
회자(膾炙)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