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글

[스크랩] 그 여인 ~ 2

발란스건강 2016. 10. 10. 10:47

기온차가 심한 요즘 몸관리에 좀더 신경을 써야할때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ㅡ

모쪼록 이곳 카페님들은 모두 평안 하시길 빌면서

이어서 쓸까 합니다만

오늘 역시도 예외없이 술에 젖다보니 제대로 제 마음을 전할 수 있으려나

다소 걱정이나 이해 하시리라 믿고 ㅎㅎㅎ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그녀는 내 가슴속에 자리 잡아갔고

그럴때마다 내 주재를 파악해야 한다며 머리를 흔들어 마음 다잡았으나

이 못난 놈팽이는 그런것 하나 떨쳐내지 못하는 천하에 둘도없는 허접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비가 추적 추적 내리던 어느날 저녁

끄니를 해결하려고 한 식당엘 들어 갔는데 맞은편에 딸 둘에 아들 하나 데리고

부부가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곤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 흐르고

목이 메어와 국이 다 식을때까지 밥 한술 뜨지 못하고 켁 켁 거리다가

그 잘 먹는 쐬주만 홀짝 홀짝 들이켰다ㅡ

 

처 자식 지방 구석에 떼어 놓고 동가숙 서가식하는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처량하던지 게다가 비까지 주룩주룩 내리니 잘 넘어 가는것은 술 뿐이었다.

문득

그녀가 생각 나기에 그냥 목소리가 듣고싶어 전화를 했다,

 

0정아 나야.

아니... 그냥 목소리 듣구 싶어 전화 한거야 미안해~

별일 없지? ㅎㅎ 보구 싶다 ...

 

술이 반쯤 취한 말투 때문인지 아니면 생전 안하던 짖을 한 탓인지

그녀는 꼼짝말고 거기 있으라며 부랴부랴 달려온 기색이 역역했다ㅡ

무슨 일 있어?

왜 그러느냐 물었으나 난 그져 말없이 술잔만 기울였다,

그만해요~일어나요 어서

그녀는 술병을 뺏어 치웠고 계산을 하곤 나를 자기 차에 태우고 내 차는 대리를 불러 자신의 집 시흥 00 아파트로 향했다ㅡ

나보다 6살 아래인 여자가

그것도 독신주위요 하얀 피부에 은은한 갈색의 긴 머리~

잘 가꾼 몸매에 잘록한 허리 게다가 차분하면서 배려심 깊은 젊은 여자

피아노 학원 원장답게 길고 하얀 손가락

이리 저리 움직일때마다 촌스럽지않은 달콤한 향기 그윽하며

그뿐인가 지그시 바라보는 눈길은 우리 시골 동네 연못보다도 훨씬 깊을것같은

그런 여자가

아무것도 없는 거지같은 나에게 이리도 지극 정성이니

나는 이미 내 의지 따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망망대해에 손바닦만한

낙엽처럼 그져 아득 하기만 하였다ㅡ

 

그날 난 처음으로 그녀의 깊은 눈망울을 아주 가까이에서 보았고

        따뜻한 체온을 온 몸으로 느꼈으며

        파도와 같은 거친 숨을 밤새 몰아 쉬어야만 했다~

        그녀의 모든것은 나에게있어 버릴것 하나 없는 전부가 소중한 의미로

        남게 된 첫 날 밤이었다.

 

그녀의 체취가 은은히 배어있는 침대에서 눈을 뜬것은 거래처에서 걸려온

전화벨 소리 때문이었다ㅡ

식탁위엔 현관키와 작은 메모지엔

"일 마치는대로 전화 주세요~해장국 꼭 챙겨 드시구요 알았죠?"라고

씌여 있었는데 지금도 그 메모지는 내 지갑 저 안쪽 그자리에서

마치 그녀를 닮은듯 차분하게 자리 메김하고있다,

그때부터 그녀와 난 긴 인연의 선상에 손을 잡고 나란히 올라서고야 말았다,

 

그리고 난 나는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듯 일에 박차를 가했고

이상하게 일 역시 잘 풀려 나갔다ㅡ

거래처에선 수시로 주문 전화가왔고 난 약속한 날짜에 정확히 챙겨주며

신나게 일을 하다보니 그렇게만 길게 느껴지던 하루 해가 너무 짧을 지경이었다ㅡ

그렇게 일을 마치고나면 저녁엔  0정이와 쇼핑도하며 데이트를 즐겼다,

 

자기야 이거 한번 신어 봐 ㅡ 멋~있는데 ㅎㅎ

아 이옷 자기가 입으면 잘 어울리겠다 그치? 영업하는 사람은 깔끔해야 해~

우리 뭐 먹을까 당신 먹구 싶은거 있어?

그녀는 정말 나에게 헌신적이었으며 주체하기 어려울만큼 정성을 다했다,

어딜가든 우린 손을 꼬~옥 잡고 정말 행복한 한쌍의 부부 그 자체였다,

꿈 같은 나날이었다.

 

처음엔 이러는 내 마음도 저 아래에선 무척이나 불편 했음은 사실이다,

혼자 아이들 셋과 씨름하며 미싱을 밟는 아내를 생각하면 이내 마음이

찹찹하기도 하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서서히 이 생활에 길들여 지고 있었다,

토요일에 대전으로 내려갈땐

그녀는 이틀을 어찌 기다리냐며 그렁 그렁한 눈으로 못내 놓아 주었고

나 역시도 그녀와 떨어져있는 이틀이 빨리 지나가기를 솔찍히 바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십원짜리 하나 못쓰게하며 빨리 모아 재기 하라는 그녀 덕분에

난 매주 집에 내려 갈땐 아내의 손에 백만원 넘게 쥐어 주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는 글썽 거리는 눈으로 몇번이나 세어보곤 하였다,

그때 아내가 죽어라고 일한 한달 봉급이 백만원 정도 였으니 왜 아니 그렇겠는가ㅡ

아내는 지옥같은 현실이었으나 밖에서 무일푼으로 남편 고생하는거 생각하면

자기는 천국에서 생활하는것이 미안하다며

그 추운 겨울에도 냉기만 겨우 가실 정도로 보일러를 때며

농담 아니고 일주일을 만원 가지고 생활 할 정도로 악착같이 살고 있었다,

누가 반찬 준다면 쫓아가고 아이들 헌옷 얻어 입히며

몇천원 아끼려고 버스로 20분 거리를 그 추운 겨울에 한시간을 넘게 걸어

출 퇴근 할때 그 심정 그 설움 내 어찌 모르겠는가?

저 가엾은 여자가 누구였든가ㅡ

처녀때 우연히 백화점에 갔다가 안내석에 서있는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

온갖 감언이설로 꼬득여 그 잘나가던 생활 처가의 반대 모두 뿌리치고

오직 나 하나만을 보며 따라왔는데

호강은 커녕 개뿔도 없는것이 새끼는 셋씩이나 까질러 놓고

동생 밑에서 미싱이나 밟게하고 그것도 모자라 밖에선 등에

칼을 꽃는 배신을 하고 있으니 천벌이 내린들 그것도 사치요

죽어서도 눈감을 수 없는 도저히 용서 받을 수 없는 아주 비열한 인간이

지금 자신의 남편인것을 모른 채 잠은 어디서 자는지 밥은 제때 먹는지

혹시 아픈데는 없는지

근심으로 나날을 보내는 아내가 아니던가,

내가 나를 돌아봐도 너무 가증스러워 또 어찌보면 그런 내 자신이 너무 가엾어

길 옆에 차를 대 놓고 손에 멍이 들정도로  핸들을 치며 펑 펑 울기도 하였으나

여기 저기서의 빚독촉에 이자에 그뿐인가 온통 집안의 가재 도구엔

빨간 딱지가 붙어있어 난 또 현실에 뛰어 들어야만 했다~

그래 영혼 파는 일을 제외하곤 난 뭐든지 하리라.

나야 어찌됐든 상관없지만 내 아내 자식들에겐 세상 모래알 하나도

튀지않게 하고서 떠나든 죽든 하리라~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도중에

거래처에서 일본 제품 물건을 하나 봤는데

순간 나는 온 몸에 전율을 느꼈다ㅡ

 

그래 분명히 이걸 우리 나라 현실에 맞게 만들면 아마 대박이 날거야~

그랬다 그건 확신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조용히 제품화 시키는데 필요한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자문들을 구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었으나 문제는 돈이었다ㅡ

만드는 제작비 즉 금형이며 원자재 제품 구입비용 포장지 광고비 등 등

당시 나로선 꿈도 꾸지 못하는 돈이 필요했다~

아~아 만들기만하면 그깟 몇천쯤은 일도 아닌데....

그렇다고 돈 있는 사람과 같이하자니 이건 죽 쒀서 뭐 주는꼴이 될거 같고

빚더미에 올라 앉은 나에게 돈을 빌려줄 사람은 있을리 만무하니

벙어리 냉가슴 앓듯 끙끙 거리고 있었다,

어찌한담 ?

무슨 방법이 없을까 ?

 

그날도 난 일을 마치고 0정이와 호프 한잔을 마시고 있었는데

자기야~자기 요즘 무슨 고민있어요?

고민? 아니 그런거 없어 ...

말해봐요 내가 당신을 몰라?

채근하는 그녀에게 사실 이만 저만한  하며........... 사실 이야기를 했고

그런데 돈이 없다ㅡ

그렇지만 걱정하지마 ~어떤 길이 생기겠지~

그날따라 아무리 마셔도 도통 술이 취하질 않았고

0정이를 만난 이후 하루도 변함없이 우린 뜨거운 사랑을했듯

그밤도 온 맘으로 천천히 그러나 격동적으로 뼈와 살을 불태웠으나

내 머릿속엔 온통 제품에 대한 집념 뿐 이었다,

그녀는 이런 나를 이미 며칠 전부터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며칠 후 씻고 나오는 나를  그녀는 꼭 끌어 안으며 손에 뭔가를 쥐어 주었다,

이거 뭐야?

펴 봐~

그녀가 쥐어준 통장엔 3천만원 약간 넘는 돈이 찍혀 있었다ㅡ

이걸 왜?

당신 제품 만들어~

순간 울컥 하였으나 이내 그녀의 손에 다시 쥐어주며

0정아 제품이 뜬다는 보장도 없고 또 그리되면 너와 나의 사이도 안좋아져~

마음은 고맙지만 다른 방법을 찿아 볼께,

그리고 지금 얘기 잘 되어 가는 사람 이 ㅆ.....

쉿~ 그녀는 긴 검지 손가락을 내 입술에 대곤

이거 당신 돈인데 사이 안좋아질게 뭐가 있어?

그리고 난 당신이 분명히 해낼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하며 긴 키스로 응원 하였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제품은 대박이 났고

만들어 대기 바쁠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쇄도 하였다ㅡ 

그때 내가 번 돈이 하루에 눈만뜨면 백만원에서 많게는 몇 백도 훨씬 넘었으니

그때의 그 희열과

기쁨은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가 없다ㅡ

통장의 잔고는 마치 눈덩이처럼 불어 났고

통장 한권을 사용하는 날짜가 가장 짧을땐 6 일로 기억 한다.

나는 꿈을 꾸듯 하루 하루가 벅차기만했다~

 

때마침 당시 아테네 올림픽 경기 중이었는데 거의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이

목에 손목에 끼고 경기를하는 모습이 하루 종일 티비에 중계가되니

전 국민 대다수가 착용했다해도 과언이 아닌 어러분들도 기억이 날법한

형형색색의 음이온 실리콘 팔찌 목걸이 였다ㅡ

나는 모든 금융권을 찿아가 협상하여 남은 잔고의 빚을 다 갚았고

지인들에게 빌린 돈 역시 성의껏 이자를 얹어 갚아낸 금액이 3억이 넘었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정말 꿈만 같은 세월

걸려 오는 모든 전화를 거침없이 받을 수 있는 당당함

돈으로 할수있는 일은 뭐든 다 할것같은 이 오만함은 하늘이 낮았고

와신상담 인내했던 지난 세월을 보상해 주신

하늘에 벅찬 마음으로 감사와 찬양이 절로 나왔다,

 

나는 그녀에게 어떻하면 이 은혜를 갚을까 고민하다 원금에 아주 넉넉한 이자와

(통장에 5천만원 찍어 줬다 )

금 반지 팔찌 목걸이 귀걸이를 온 맘으로 맞춰 건네주니

그제서야 그녀는 펑 펑 울며 웬지 당신을 처음 본 날 그냥 당신 옆에 있어야만하는

책임감마져 들었으며

자신마져 나를 버리면 이 사람 영영 폐인이 될거란 생각이 들어 그간

여러번 돌아서려 한적도 있었지만 절대 그럴수 없었노라며 목 놓아 

 그렇게 울고 또 울었다,

또한 당신은 분명히 해낼줄 알았다며 내 아내 역시 그간의 세월이

얼마나 서러웠으면 통장을 가슴에 안고 눈이 퉁퉁 부울 정도로

그간 서러움의 기쁨의 눈물을 바다처럼 흘렸고

나 역시 꺽 꺽 목 놓아 울면서

마음 속에선 백번도 넘게 ㅡ여보 미안해 여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라며

아무도 모르는 속죄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ㅡ

남은 돈으로 이곳에 보금자리를 틀어 식구들 전부가 함께 살게 된 세월이

죽기를 각오한 날로부터 딱 4년만이었다ㅡ

그러나

떳떳해진 나 자신보다도 더 기뻐했던 그녀는

시간이 흐를수록 서서히 떠날 준비를 하였고 ...

마침내 우리는 생살을 도려내는 것보다 더아픈 이별을 택해야만 했다,

그 아픔으로

학원과 집을 모두 정리하고 마지막 이별을 고하던 날

내가 왜 당신과 헤어져야만해?

그래도 죽을만큼 힘들면 볼수있는거 아니냐며

마스카라 번진 까아만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던 모습이 얼마나 더 지나야

빛바랜 추억이 될런지.....

 

지금 나는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ㅡ

먹던 상추를 한입 물고 엄마 아빠 죽지 말라고 울어대던 딸들은

훤칠하고 이쁘고 바르게 자라 지금은 둘다 스튜어디스를 지원할만큼

대견하며 선후배 같은 학교 같은과 장학생이며

아들은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의 꿈을 이루기위해 건투중이며

그에 부응하듯 14살에 공인 4단을 검어 쥐었고

현재 고 1인데 태권도 4단 합기도 2단 특공 무술 초단의 종합 무술인이며

그뿐인가 20년을 넘게 살았으면서도 지금도 둘이 있으면 가슴이 뛴다는 아내는

다시 백화점에서 일을 하면서도

이 못난 남편 챙기기에 급급하다ㅡ

 

이런 모든것이 어찌보면 그녀의 희생으로 내게 쥐어준 행복이기에

아무에게도 말못하는 내 가슴은 5년이 지난 지금도 허허로움에 진저리

치는지도 모른다,

얼마나 아팠으면 21일 금식 기도를하곤 신학을 공부해 남은 삶을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겠노란 마지막 통화로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ㅡ

 

유난히 가을을 좋아했던 그녀

유난히 고운 향기로 주변을 편하게 해 주었던 그녀

유난히 폴로 스포츠의 향기가 좋다며 내 가슴팍을 파고 들던 그녀

그리고 당신이라면 평생 같이 살겠다던 그녀 ~

 

만일 하늘이 내게 세가지의 소원을 들어 주신다면

그중 하나는 분명히 그녀를 위해 쓸것이다~

어디에있든 무엇을하든

그녀의 삶에 하늘의 따뜻한 보살핌이 늘 함께 하시기를 온 맘으로 빌어 본다~

 

출처 : 산삼과하수오
글쓴이 : 수리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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