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 74% '더부룩한 유형'… 매끼 부족한 듯 먹어라
한국인은 위장 운동의 이상으로 인한
더부룩한 유형의 소화불량증이 많아,
식사를 천천히 하는 등
식습관을 고치고
위의 운동 기능을 저하시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화불량증은 크게
'더부룩형'과 '속쓰림형'으로 나뉘는데,
● 속쓰림은
위산이 과다분비돼서 생기는 것으로
의학적으로 '명치복통증후군'으로 불리고,
● 더부룩함은
위장 운동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식후불편증후군'으로 불린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한국인은
식사를 빨리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률이 높아
위 배출 능력이 떨어지고
연동 운동 저하돼
더부룩한 유형의 소화불량이 많다"
며
"소화불량으로 불편하다면
식습관을 개선하고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
고 말했다.
◇ 한국
더부룩한 유형 소화불량 대부분
대한소화기능성질환·운동학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소화불량을 앓는 환자 180명 중 74.4%가
더부룩한 유형의 식후불편증후군이었다.
속쓰림을 유발하는 명치복통증후군은
5%에 불과했다.
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 김성은 교수팀이
2014년 임상소화기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소화불량증 환자 694명 중
더부룩함이 주요 증상인 식후불편증후군 환자가
절반 이상인 53.6%로 집계됐다.
◇ 반면 외국의 경우는
속쓰림 유형의 소화불량증인 명치복통증후군이 많다.
네덜란드에서
912명을 대상으로 소화불량증 증상에 대해 조사한 결과,
44%가 명치복통증후군이었으며
식후불편증후군은 그보다 적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도
소화불량증 환자 272명을 조사한 결과
54%가 명치복통증후군이었는데
식후불편증후군은 9%뿐이었다.
이탈리아도
명치복통증후군 환자가 더 많았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명규 교수는
"이들 나라에서는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고
비만 인구가 많기 때문"
이라며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위산이 많이 분비되고,
비만하면 위식도 역류질환이 잘 생겨
속쓰림을 잘 호소한다."
고 말했다.
◇ 급한 식사·헬리코박터 감염이 원인
더부룩한 유형의 소화불량은
불규칙하고 급한 식사,
과식,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등이
원인이다.
위는 음식이 들어오면 잘게 부숴서
죽처럼 만들어 십이지장·소장으로 내려 보낸다.
그런데 한꺼번에 빠르게 많은 양을 섭취하면
위에 과부하가 걸려
위 전체 연동 운동 기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위산·소화효소 분비가 줄어들게 되고
더부룩한 증상이 나타난다.
또 아침은 거르고
저녁을 과하게 먹는 식습관도
소화액이 저녁에만 집중적으로 분비되다보니,
전체적으로 소화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아침밥을 안 먹던 사람이
오랜만에 아침을 먹으면
더부룩한 느낌이 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도
더부룩한 유형의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헬리코박터균은
우리나라 국민 중 50%가 감염돼 있다.
감염으로 인해 위에 염증이 생기면
위점막이 위축 상태가 되는데,
식욕을 촉진하고 음식물 배출을 돕는
'그렐린'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시킨다.
김나영 교수는
"그렐린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더부룩한 증상이 나타난다."
고 말했다.
◇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도움
더부룩한 유형의 소화불량을 예방하기 위해선
아침·점심·저녁을 제때 챙겨먹고
30분 이상 식사시간을 갖고 천천히 먹어야 한다.
과식은 금물이다.
최명규 교수는
"밥을 제때 챙겨먹게 되면
위가 그 시간에 맞춰
소화효소를 분비할 준비를 하기 때문에
건강한 위장 리듬을 갖게 된다."
고 말했다.
또한 두부나 생선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짜고 기름진 음식은
위에 자극을 가해 위 점막의 소화효소가 잘 안 나오게 하므로
피하는 게 좋다.
김성은 교수는
"더부룩한 유형의 소화불량에 가장 좋은 것은
약간 부족하게 먹는 식습관"
이라고 말했다.
식습관 개선에도 불구하고
더부룩한 증상이 계속 된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의심하고,
감염돼 있다면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소화불량증
위궤양·위식도 역류질환 같은 병이 없는데도
속이 더부룩하고 쓰리며 통증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상태.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